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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시장'열렸다, 공정위와 로펌만 살판 났네
작성자
master
작성일자
2012-11-16
조회수
2,592
'경제민주화 시장'열렸다, 공정위와 로펌만 살판 났네

로펌, 기업들과 대선 캠프에서 컨설팅 제안 쇄도

공정위 출신 5명 최근 퇴사 후 로펌, 기업으로 직행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는 김모(46) 변호사는 요즘 ‘대선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정권 교체에 따른 공정거래정책의 변화 및 대응 방안을 묻는 기업들의 컨설팅 요청이 쇄도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대선 캠프 진영에서도 시장의 심판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 방향을 자문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세무와 공정 업무에 두루 정통하다 보니 경제민주화 이슈에 가장 적합한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모 대선 캠프의 영입 제안도 받았지만, 고민 끝에 로펌에 남기로 했다. 로펌 측에선 대선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만큼 ‘보험’ 차원에서라도 각 캠프의 요청을 차별 없이 도와주라는 지침을 소속 변호사들에게 전달한 상태다.

14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제민주화’가 18대 대선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대형 로펌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재벌 지배구조 개선과 일감 몰아주기 차단 등이 경제민주화의 요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새 정부 출범 이후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과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는 만큼, 각 대선 캠프와 공정당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로펌의 문을 두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덩달아 기업의 약점을 속속들이 꿰고 있는 공정위 직원들에게도 로펌과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한 로펌 관계자는 “각 대선 캠프가 내세운 경제민주화 공약 중 상당수는 법 개정이나 세제 개편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항”이라며 “이 때문에 공약의 법적 실현 방안에 대해 로펌에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경제ㆍ기업 전문 변호사들은 캠프 영입 제의를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기업들도 경쟁적으로 로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경제민주화 정책 시행으로 법적 제한이 어디까지 이뤄질지, 세금 및 과징금의 영역이 얼마나 넓어질지를 가늠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컨설팅 받기 위해서다. 주로 자체 법무인력이 없는 대기업과 중견 기업들이 로펌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로펌들은 대선 캠프에 기업들을 공격할 수 있는 정교한 ‘창’을, 기업에겐 이러한 공격을 막는 ‘방패’를 각각 파는 셈이다.

공정위도 ‘경제민주화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일감이 폭주하는 로펌 입장에선 기업 사정을 그 누구보다 속속들이 알고 있고 공정거래 업무에도 밝은 공정위 직원들에게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기업들도 공정위 출신의 경험을 활용하기 위해 영입에 적극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내달 세종시 이전을 앞두고 중간 간부나 젊은 직원들 사이에 로펌과 기업행을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당선자의 경제민주화 추진 방향에 따라 추가 이탈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9월 이후 공정위 출신 사무관(5급) 4명이 로펌으로 직행했거나 조만간 이동할 예정이다. 2일 퇴사한 김신영 가맹유통과 서기관(4급)은 SK그룹 계열사 상무로 옮겼다.

이에 대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이 피해를 최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아니겠느냐”며 “정치권이 화두로 던진 경제민주화 때문에 결국 로펌과 공정위만 살판난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출처 : 한국일보